1인 노동 공간, 혼자 일하는 사람들

아파트경비실(저층)

Apartment security

침상이 따로 없어 버려진 TV장을 주워 침상으로 만들어 쓰고 있다.

경비실이 노지에 놓여 있어 추위와 더위에 취약한 편이다.

지하실에서 몇 번 자 보았지만 입이 두 번이나 돌아가 더 이상 취침은 하지 않고 식사와 환복만 하고 있다.

지하실에 마련된 식사 공간. 냉장고와 집기 등을 주워서 재활용하고 있다.

겨울에는 너무 추워 누가 버린 단열재를 붙여 두었다.

추위에 견디기 위해 전기장판을 사용하고 있다.

난로가 없으면 몸을 녹이기 어렵다.

3년 전쯤 구청에서 설치해 준 에어컨. 에어컨이 없을 때는 지하에서 물 한번 끼얹고 다시 일하곤 했지만 이제는 에어컨이 있어 다행이라고 한다.

사비로 구비해 둔 믹스커피를 동료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인기가 많다.

재활용 분류하는 날은 가장 바쁜 날이자, 주민과 가장 많이 만나는 날이기도 하다.

외관 (입면도)

Exterior Appearance (elevation)

내부 (평면도)

Interior Appearance (Floor plans)

TV다이로 간이침대를 만들어 놓은 거야. 큰 가구 나오니까 만들어놨더라고. 좁더라도 헐 수 없지. 써야지. 아이, 지하는 안돼. 나 또 입돌아가. 자래도 안 자.

여름에는 에어컨 켜야죠. 더운데 어떻게 하겠어요. 쓰러지는 것보단 낫지. 안 그래? 그것 때문에 구청에서 놔준 거 아냐. 구청에서 반반 했는가 본데. 한 3년 되어가. 그 전엔 없었죠. 선풍기 두 개씩 틀고. 한 3년...(에어컨 없었을 때는) 지하에서 물 한 번 끼얹고 올라오고 그랬어.

동료들이 여기 많이 와. 내가 커피 많이 주니까. 대접해야지, 오므는. 좀 있으면 올 거야, 반장도. 친하게 지내는 게 좋지. 잘 와. 물어볼 거 있으면 또 물어보러 오고.

여기는 사람을 덜 보니까 초소에서도 좀 편하게 쉴 수 있지.

주변 동선

Moving Route

동료들이 여기 많이 와. 내가 커피 많이 주니까.

지하실에서 먹어요. 여기는 (석면) 떨어지는데. 이거(비닐) 받쳐야 돼.

화장실은 관리실에 있는 데로 가지.

관계도

Relationship Map

일상적 친분

밀접한 친분 관계

가벼운 친분 관계

4 행인

업무적 친분

3 아파트 주민

1 동료 경비원

2 경비반장

서비스 제공

노동자

동료 관계

혼자 일하기 때문에 동료 경비원의 존재는 꽤 중요하다. 쉬는 시간에 함께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일을 돕기도 한다. 때로 마음이 잘 맞지 않는 교대자를 만나면 일하기가 힘들만큼 동료와의 협업과 친밀감은 경비 업무에 있어 중요하다.

순찰을 돌며 경비원들의 근무 상황을 파악한다. 경비반장에게 보고할 것이 있으면 경비원이 그때그때 보고를 하기도 하고, 질문할 것이 있으면 질문하기도 한다. 업무적 협업관계지만 사적으로도 친밀하게 지내는 편이다.

대형 폐기물의 경우 주민이 직접 스티커를 발부 받아 부착해야 하지만 경비원이 그 업무를 으레 대신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분리수거, 단지 청소, 순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전에는 등하교 지도도 업무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하고 있지 않다.

아파트단지 방문객이나 아파트단지를 가로질러 다니는 행인들과 간혹 접촉을 하게 된다.

작업자 소개

About the worker

줄곧 다양한 일을 경험하다가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한 지는 8년 정도 되었다. 그가 주로 생활하는 경비초소는 아파트 외부에 위치해 있어 단열이 잘되지 않는 편. 집에 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일하러 나와 동료들과 믹스커피 한 잔 하며 쉬는 시간과, 입주민들과 종종 얼굴 보고 인사하는 시간과, 바쁘게 일을 하며 지내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하루 일과 중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순찰. 그가 담당하는 단지에는 화재경보기가 없어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 자주 순찰하는 편이다. 지하실에서 자다가 두 번이나 입이 돌아간 적이 있어 건강에 유의하고 있다.

식사는 언제, 어디서 드시나요?

지하실에서 먹어요. 여기는 (석면) 떨어지는데. 이거(비닐) 받쳐야 돼. 이건 B조 거거든. 냉장고도 어떤 집사님이 이사 가면서 버린다길래 나 주고 가라고 해서 받은 거야. 여기서는 밥만 먹고. 옷도 여기서 갈아입지. 초소는 다 보이고 좁잖아.

화장실은 어디를 사용하나요?

화장실은 관리실에 있는 데로 가지.

마시는 물은 어디서 가져오나요?

물은 내가 시켜서. 이건 자기가 각자.

잠은 어디서, 어떻게 자나요?

TV다이로 간이침대를 만들어 놓은 거야. 큰 가구 나오니까 만들어놨더라고. 좁더라도 헐 수 없지. 써야지. 나 지금 교대자도 키가 크거든. 1m 80은 될 거야. 헐 수 없지, 뭐. 나보다 크니까 불편하긴 하겠지. 아이, 지하는 안돼. 나 또 입돌아가. 자래도 안 자.

24시간 격일근무는 어떤가요?

나이 먹어서는 밤에 일하는 거 안되지. 나이가 인자, 면역성이 약해지니까. 저녁에는 힘들지. 아무래도. 부담 가지. 밖에서 소리 나면 나가봐야 되고, 뭐 있으믄. 엊그제도 이거 소리, 경보기 소리, 두 시, 세 시쯤 깨서 또 가서 주민들한테 연락해주고 그래야지. 쉬는 시간이라도. 푹 자는 날은 잘 없다고 봐야지. 휴식시간에 한숨 자지만은. 나이 먹을수록 낮에 일하는 거, 주간에 일하는 게 좋지.

근무환경이 신체에 영향을 준 적이 있나요?

내가 여기 지하실에서 자다가 입도 두 번 돌아갔어. 대상포진도 한번 걸리고. 여기 내가 8년 있었거든. 지하에서 자니까, 곰팽이가 많아서 그런가 확실히 안 좋더라고. 그래갖고 지금도 내가 발음이 안 좋아. 그래서 지금은 여기서(경비실) 맨들어갖고 여기서 자는 거야. 옛날에는 택배를 경비가 받았잖아. 추석이나 설에는 여기가 이빠이 차. 그래서 지하에서 잤지. 치료비는 내가 다 냈지. 자다가 돌아간 건데. 그거 달라고 하면 짤리지! 요즘은 괜찮아요. 아플 땐 계속 아프더라고. 나이가 칠십이 되니까.

경비실 내 냉난방은 잘되나요?

(보온덮개) 이거는 일부러 덮었어요. 겨울에는 엄청 추워. 누가 버린 걸 붙여 놓은 거야. 추우니까. 어우, 바람이. 그래서 보온덮개 붙여놨어. 습기도 좀 덜 거시기하고. 여름에는 에어컨 켜야죠. 더운데 어떻게 하겠어요. 쓰러지는 것보단 낫지. 안 그래? 그것 때문에 구청에서 놔준 거 아냐. 구청에서 반반 했는가 본데. 한 3년 되어가. 그 전엔 없었죠. 선풍기 두 개씩 틀고. 한 3년. ... (에어컨 없었을 때는) 지하에서 물 한 번 끼얹고 올라오고 그랬어.

근무하면서 위험한 일이 있었나요?

저그가 좀 위험해. 사람이 많이 떨어져 죽더라고. 아침에 언젠가 한번 여자가 떨어져 죽었어. 같은 아파트라도 잘 모르지. 우- 몰려가고 응급차 오면 물어보고. 신문에 안 나서 그렇지. 요즘 살기 힘드니까. 그리고 저번에 언젠가 내가 3시쯤에 순찰을 가고 싶더라고. 냄새가 막 나는 거야. 연기가 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신고했지. 아주머니가, 모르고, 계란을. 가스렌지에다 해놓고 등산을 가분 거야. 그 집 주인 번호를 알고 있으니까 전화해놓고, 인자 밑에 아줌마한테 119 신고해라 그러고 나는 관리실 가갖고 가스 내려서 불이 더 안 난 거야. 그날 순찰 안 갔으믄, 타부렀으믄, 맻 명이 다치는데. 그런 시간에 딱 갔지. 어, 촉이 왔지, 이상하게. 불 나면 첫째는 가스를 내려야지. 그래서 경비가 필요하지.

일하기 힘들게 하는 주민이 있나요?

그 전에는 갑질이라고 많이 했잖아. 지끔은 갑질하는 사람이 없어. 매스컴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어쩌다 한두 사람 정도는 그렇게 해지만은, 그 외에는 갑질하는 사람들이 없어. 많이 좋아졌대는 얘기지.

직장 동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나요?

동료들이 여기 많이 와. 내가 커피 많이 주니까. 대접해야지, 오므는. 딴 데 가면 주도 안해(주지도 않아). 내가 커피를 많이 주니까 나한테 많이 와. 좀 있으면 올 거야, 반장도. 친하게 지내는 게 좋지. 잘 와. 물어볼 거 있으면 또 물어보러 오고.

경비실에서 혼자 근무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주나요?

여기는 사람을 덜 보니까 초소에서도 좀 편하게 쉴 수 있지. 거기(고층단지 경비실) 앉아 있으믄 거기는 가는 사람 오는 사람 다 보지. 뭐 이제는 고층아파트 경비실도 천으로 개려놨더만. 근데 거기는 명절 때나 공휴일처럼 뭐 있고 그러면 이상하게 마음이 그냥, 앉아있으면. 자꾸만 뭐 거시기 허는 것 같고. 아아니, 명절 때 같으면은 기분이 안 좋더라니까. 앉아있으면. 내가 있어보니까 그런 일 생기더라고. 괜히 좀 마음이.